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드디어 나온 시집

담우淡友DAMWOO 2021. 4. 7. 09:09

2011년 한 해 동안 쓴 시를 이제서 묶었다.

그려 두었던 그림을 시 한 편 마다 삽화로 넣고

오랜 벗의 서문(序文)도 싣고,

가족들의 격려와 축하글도 함께 실어 출판했다.

ISBN 979-11-372-4058-2((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조담우 趙淡友 詩나무 제 1집 '삶의 길섶에서'다.

www.bookk.co.kr/damwoo

 

모든 삶이 어찌 詩 아닐까.

한 사람의 인생이  詩로 태어나면 한 번 더 사는 두 번 째의 생이 된다. 

삶의 길 한 가운데가 아닌 한 걸음 비껴선 길섶....풀이 자라고 

가로수가 푸르르며, 낮은 들꽃이 피는 길가의 시편...나의 두번 째 삶이다.

초원에서 하루

 

 

샐녘에 퇴근하는 가로등은 목덜미가 구부정하다

출근하는 해가 이름 없는 밤을 불도저로 밀 때

나는 아침의 멱살을 무는 치타를 본다

이백오십육 밀리 크기의 신발 바닥을 성큼성큼

가로등 옆에서 노숙한 가로수 아래로

길가 연석이 내모는 대로 몰려가는 누 떼를 따라간다

내 홍채를 기억하는 신호등과 눈 맞추면

나도 잊은 적이 없는 표범의 초록 눈이 흰 사다리를 내리고

취업을 재촉하는 초읽기 앞에서

헐렁한 치수의 발을 옹크린다

끈을 조여 일용할 사파리의 신발 끈을 꽁꽁 묶는다

 

나의 준비는 악어와 비단 구렁이도 알고 있다

 

저물녘에 출근하는 얼룩말 무리가 푸륵거리고

익명으로 퇴근하는 한낮이 먹이사슬을 풀때

소주 잔 기운 쪽으로 방향 잡은 하마가 하품하는 거리

워터벅을 뒤에서 덮치는 그림자가 밤의 용량 가늠한다

내 홍채의 깜빡임을 잊어먹은 신호등이 은밀히 다가오면

정지 신호 까먹은 하이에나 눈빛이 사다리를 들어 올리고

내 육신보다 날랜 일 바이트의 어두운 영양을 문다

바로 서는 게 얼마나 힘든 폼인지 가로등이 쓰러지 고

출발과 정지가 오차 없이 빛나는 초원에서

나는 처음으로 송곳니 짧은 포효를 한다

살 비린내 나는 쪽으로 예민한 코 킁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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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집 출판에 돌입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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