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설 앞

담우淡友DAMWOO 2023. 1. 10. 11:27

쌓아 두었던 예감이 소진하면

보고픈 고향의 인센티브

더 이상 지급 되지 않는 사랑 카드

연두 빛 황금비율 네모 안에

고속도로와 실개천이 굽이쳐 흐르는 

귀향 기시감의 근처

 

그믐으로 가는 새벽 달이 밝다

저 달 깜빡 눈섶 지워지면

헤진 삼베 옷고름 고쳐 매는 어머니

코 삭은 버선발로 뒷짐 지는 아버지

시간이 휘는 중력 위로 나는 듯이 오실 텐데

움푹 꺼진 성간의 골짜기로 별이 흐르고

어느 먼지에 부착 되어

촛불 앞에 나앉으실지

 

켜켜이 메밀적 시루떡 무 나물 생전으로

등불 아래서 밤(栗)을 치던 기일의 저녁으로

홍동백서 조율이시  가득한 제기 돌아 돌아

향로 위로 연기 오르실지

 

아직 괘도 밖의 별이 되기 전 지구에서

멸치 미역 우린 물에 끓인 떡국 한 술 뜨는 그리움

삼헌작을 모아서 음복할 즐거움이 솟는다

섣달 밤 지새우는 이야기 꽃들

그 재잘대는 저음 들려온다.

 

 

우주 저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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