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먼저 시선을 동공 밖으로 보내겠죠
각막에서 미세먼지라도 걸러졌을까요
혹시나 유리체를 되돌아건너
낙엽의 마른 잎살 피부가 거칠어진 이미지로요
망막에 울긋불긋 바스라질듯 어리나요
손가락이 닿으면 조용한 음성이 속삭이겠죠
당신의 마음 갈피에 넣을 때까지
아침을 지나도록 이슬 마르지 않았다고
어제 밤 아스콘 바닥 위에서 쓸쓸히 누워 있었다며
차라리 누군가가 밟고 지나가면 신음 한마디로 말 걸었더니
상가의 창에서 뛰쳐나온 불빛이 찬연했다면서
신발코가 닿으니 진짜 말을 절절 푸네요
음성이 또렷하게 이맘때 가을이 얼마나
모자이크 작가의 정신이 뚜렷한지
발맘발맘 서술하며 가을과 동거 중이라네요
그 한 잎 내 방으로 데려가면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세요'
푸시킨의 음성을 지나 바스락 시몽의 목소리까 소환하네요
바람 따라 가는 낙엽 한 마디 더
내 귀청의 갈피에 넣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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