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나의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담우淡友DAMWOO 2025. 4. 14. 09:15

 고위공직자로 한 나라의 내외 살림을 꾸려나가는 인물들의 사고 방식은 풀뿌리 민초들과 아주 다른 것일까? 생각과 신념의 한 고갯마루에서 아래로 넘어가야 할 때, 평소 견해의 데이터로 삼았던, 그리고 진실의 대상으로 입에 침을 발랐던 잡초 같은 민초들을 제초기로 한 밭뙤기 쓸어버리는 것쯤 일도 아닌 행동을 한다. 4.3의 몽매한 사단이나, 참혹한 예단의 6.25 상잔, 권리욕에서 누수된 4.19, 재바르고 무지막지한 5.18에 이르기까지 한 위정자의 오판과 야욕에 따라 스러져 간 고개(?) 아래의 잡초들이 다시 푸르게 대지를 덮어도 위정자의 디엔에이는 변하지 않는다. 진화(進化)조차 결여된 유전자(遺傳子)다.

 D( 遺傳子 gene)는 고개를 넘을 때 구름은 쳐다보지만, 발 아래의 질경이(車前草)는 보지 못한다. 꽃 같지도 않은 꽃을 피우고 갖은 발길에 채여도 끈질기게 되살나는 풀을 한낱 잡초처럼 밟고 지나간다. 질경이 대신 부드러운 시금치를 건강 식품으로 식탁에서 더 낫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간혹 자잘하게 피는 봄까치꽃을 지나치다가 노랗게 핀 민들레 쯤 '예쁘네~!"보기도 하겠지만, 자기 서재의 박달나무 책상 위의 난초처럼 물을 주거나 분갈이를 해 줄까? 선거철 단바람(甘風)에 버찌 향, 포도향 정도 맡을 깜냥이면 그나마 해바라기 꽃에서 영그는 씨앗을 고소하게 맛볼 자격이 있을 것이다. 

 자기를 뽑아 준(민초들이 우러러 선택한) 민심을 삶(밭)의 고랑에서 쇠스랑으로 집단 긁어낸 풀뿌리마냥 제거하는 위정자도 하수도 정가(政街)에 맨홀 뚜껑처럼 여럿 덮여 있다. 민초의 생체(生體)줄기를 잘라내는 자행보다 더 극렬하고 악랄한 정신적 살육에 가깝다. 마음이 약해서 '그래도 내가 뽑아준 인물인데...' 자중하며 겨우 다음 선거에서 냉정한 투표를 하리라 스스로 위로한다. 그런 민심의 마인드 맵(mind map)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치의 고개를 넘는 위정자는 하찮게 구르는 돌멩이가 구두 밑창을 밀어올리는 감각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멧새나 굴뚝새가 찔레나무 덤불 속을 깜찍하게 나는 걸 보기나 하는지, 느티나무 속에서 파르파릇 지저귀는 참새들의 참언(眞言)에 후륜구동 귓바퀴를 굴려 들을 수나 있는지........................엄히 경계하는 고개의 경사면을 조심없이 내려오다 탄핵의 늪을 간신히 건너 파국에 풍덩 빠지면서도 파리를 먹어야 하는 끈끈이 주걱처럼 윤기나는 눈길과 발길과 손길을 노젓는 위정자의 신념이 지는 벚꽃 보다 화르르 날지 못한다. 겨울 초입에 피어나 춘삼사월 꽃무리 속에까지 자태를 드러내는 꽃이 되려다 복숭아꽃 자두꽃 뒤안길로 잦아드는 꽃....그 D가 꽃인 적이 있었나?  그에 관하여 계속 적대적 관심(敵對的 關心) 갖는 내가 나를 들여다 봐도 참 한심하다 싶어 머리 한 귀퉁이를 쥐어박는다. 공직으로 단단해진 얼굴에  육류 빛 미소를 지으며 지지자들에게 멋진 손을 흔드는 (가련한) 모습에 우호적 무관심(友好的 無關心)을 유지하지 못한다. 내가 오인(誤認)인지, D가 오류인지 내 인식의 신경망은 어지럽다.    

 

 

 

 

나는 꽃을 보지만, 꽃은 햇살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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