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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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지만

​​ 와서 들에 정원을 펴고 집집마다 화분에 손질을 하고 내 단전에도 내려와서 꽃씨를 심었지만 더 나은 원예가 수십 뽑는다고 전정 가위질 한 번 제대로 못한 사람 화분갈이 부토를 만지기 꺼리는 사람 꽃 가지 잘못 자르고도 가위를 치켜든 사람 꽃이 피면 어떤 메일 먼저 써야할 지 모르는 사람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아는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 꽃샘을 지나 잎샘으로 바람 부는데 숙련공인 봄처럼 나무와 꽃을 나열할 때 높이와 길이를 보는 눈 흔들리면 좌우 폭에 따라 눈길을 주는 깐 어느 눈길에 저게 예쁠까 짐작이 총명한 마음 ​봄은 공평한데 안팍이 다른 원예가만 자꾸 불어나는 우리들의 공공 정원 ​ 봄은 무성한 잡초마저 꽃을 다는데 화분에 가둔 화초만 물을 주는 손길 꽃의 뜻을 편 봄이 울타리에 송..

글(文) 2024.03.23

오후의 봄바람

먼 산을 넘어 비닐하우스 단지 들을 건너 새 움트는 나무들을 만졌을 것이다 연못 수면을 슥 훔치고 왔을 것이다 산수유 꽃 흐드러진 나무 아래 그네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마음 오후 햇살에 나른한 목 아래까지 와 심심한 살갗을 만지네 슬며시 잔잔한 생각을 클릭 클릭 빈 화면이던 마음 자락에 노란 꽃잎 가득 채우네. 봄바람 부는 오후의 연못가 그네 벤치에 앉아 있노라면, 얼굴 부드럽게 매만지는 바람의 손길에 빠져든다. 오! 우훗. 그럴 때면, 나라 안의 여당 야당 선거판 니전투구( 泥田鬪狗 )나 북한의 미사일 시위, 우크라이나-러시아 쌈박질도, 열세의 하마스와 악착같은 이스라엘의 다구리도 잠결인듯, 꿈결인듯.....소리없이 봄을 준비하는 나무와 풀만도 못하다. 지난해 푸르렀던 갈대 숲이 더 사람(人間)스럽다...

글(文) 2024.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