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포토샵 41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일어날 기적을 생각하며 기다린다. Merry Christmas! 귀여은 강아지의 '메리'가 되어도 좋다. 토속 강아지의 '워리'도 있다. 워리! 하고 부르면 동네 어느 골목으로 나갔다고도 쏜살같이 달려오던 워리. 3층 옆집 아줌마의 펄럭이는 분홍 치마 뒤에서 촐랑촐랑 따라가는 메리. '메리야!' 부르는 소리에 마아가린 윤기가 흐르면 양지 바른 겨울 한낮이 자기도 모르게 따스해지는 보통 사람의 삶이 메리 워리 메리 크리스마스. 그렇게 또 한 해의 막바지에서 그 해를 돌아보는 한 가지 콘텐츠가 된다. 2023년 12월 크리스마스엔 어떤 강아지가 메리로 불릴까. 말티즈. 시바견, 치와와, 푸들, 불독이 메리로 불리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학년 말, 수능 성적 걱정이 고드름처럼 얼어져 가는 아들에게 "Do..

포토샵 2023.12.10

사진을 그림처럼 5

6월...여름 초입. 여름이 끈나시 민소매 미니 원피스 캐쥬얼 차림으로 온다. 코로나가 스텔스 오미크론에 이어 델타 크론까지 장착하고 해변으로 가는 길목마다 버티고 있을 기세지만, 여름은 점점 가벼워지는 옷자락이 점점 짧아지는 걸 멈추지 않는다. 자외선의 손톱조차 두렵지 않은 맨살을 드러내며 눈부시게 오고 있다. 비가 적시는 건 갈증이지 여름의 민어깨가 아니다. 추억으로 저장한 구스다운자켓의 겨울이 그리워지는 여름의 성문 앞에서 칼이나 석궁이 아닌 그 겨울의 풍경 사진 한 폭을 그림처럼 채색해 방패로 삼는다. 방패에 부딪친 여름의 팔꿈치에 눈덮힌 설산이 타투로 찍힌다. 바야흐로 지금은 이미지 대결의 시대, 여름의 해변 풍경 앞에 겨울의 설산 풍경을 세운다.

포토샵 2022.06.05

사진을 그림처럼 3

김천 직지천(直指川) 냇가에는 사철 갈대 숲이 우거진다. 봄에는 연초록으로 여름에는 진초록으로 가을에는 갈빛으로 겨울에는 갈색으로 억새도 슬쩍 끼어들어 우거진다. 물가에는 부들잎 고마리 메꽃 달맞이꽃 쑥대궁 이름 모르는 풀과 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지고 또 핀다. 사진을 찍어 놓았다가 포토샵으로 덧칠을 한다. 사진에다 새로 입히는 그림의 블라우스, 블랑시크 새틴 슬리브리스 나시원피스, 단장을 시켜서 SNS로 내보낸다. ↓

포토샵 2022.03.25

사진을 그림처럼 2

경북 김천에는 직지사에서 내려오는 지류 개울과 추풍령에서 내려오는 냇물(직지천)이 연리수(連理水)가 되어 시내를 관통한다. 물오리가 착수하며 활공하는 모습이 매끄럽다. 원앙 가족이 무리지어 찾아든다. 백로가 우아하게 서서 지나가는 송사리를 노린다. 쇠백로 피라미 쫓아 깡총거린다. 잿빛 왜가리가 걸걸한 소리로 가끔 지저귄다. 햇살이 내려와 여울에서 윤슬로 반짝이는 건 다반사다. 달이 뜨면 복제된 달이 내려와 잔잔한 물속으로 빠져들고, 별도 빠지면 날이 새야 돌아간다. 갈대밭에 참새가 수다스럽고, 핑크뮬리 밭에서는 사람들이 수다스럽다. 가끔 구름도 복제 되어 물장구를 친다. 그림같은 직지천 풍경 사진을 그림으로 바꿔 본다. ↓ ↓

포토샵 2022.01.20

사진을 그림으로 바꾸기-풍경

포토샵(Photo shop)의 필터 기능이나 휴대폰에 내장된 사진 편집 기능으로 사진을 그림처럼 변환할 수 있다. 하지만 거의 자동화 수준..... 즉 나의 작업 손길이 속속들이 배어 들지 못한다. 디지털 기능이 몽땅 처리하는 방법이 아닌 내 손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일이 변환하는, 누구나 제2의 창작이 가능한 사진→그림 바꾸기. ★ ↓ ↓

포토샵 2022.01.16

겨울 풍경 2

수채화로 그린 후 아이패드 Sketchbook으로 필터링한 그림. 아직 태블릿PC 프로그램 사용이 서툴러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한겨울 폭설이지만 포근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실풀경이 아닌 사진의 풍경을 그린 탓인지 실재감이 낮다. 웹툰에 익숙한 눈으로는 봐 주지 못할 그림인지도 모른다. 저 눈길을 둘이 손잡고 걷는다면 모를까. 터무니없이 깊은 잠에 빠진 설경이다.

포토샵 2022.01.13

겨울 풍경

이 어색한 그림 앞에 서면, 만들어진 겨울 속으로 상상의 날개를 젓는다.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녹아내릴 염려가 없다. 태양은 보이지 않고 하늘 높이 날 필요가 없다. 회반죽 발라 놓은 듯한 눈 위를 맨발로 걸어가서 산 정상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 나무가 저렇게 제멋대로일 수가 없다. 잎사귀가 무성하면 상록 침엽일테고, 가지 뿐이면 활엽수일 텐데 자연스러운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 걸 보면 우연의 상상화인 게 틀림없다. 기존의 조악한 수채화를 iPad에 내장 된 드로잉 프로그램(sketshbook)으로 리모델링했는데 서투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좀더 자연다운 구도(構圖)와 정밀한 묘사의 기능이 필요하다.

포토샵 2022.01.09

2020 크리스마스 카드

유치원생, 초저학년생들이 산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양말과,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이 오르내렸다. 유치원생의 야무진 휴대폰에서 저학년생의 게임 목록까지 오락가락하는 사이 고학년생들의 반복 되는 냉소 한 마디, "애들아, 산타는 없단다!" "엄마 아빠가 산타란다!" 그리고 자조하듯 외친다. '동심파괴!' 스스로 동심을 파괴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일찍이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traditionally 15 March 270 – 6 December 343)라는 첫 산타가 있었다지만, 내 유년 시절에도 일찌감치 산타는 오지 않았다. 전설을 믿지도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이 전무한 시절을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와 사슴을 접고, 그림으로 그리며 카드를..

포토샵 2020.12.16

2020 경자년 추석

2020 경자년 추석 코로나가 먼저 귀성길을 막았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뒤를 이었다 (내게 해당하는 그 액수면 아무 선물 상자나 곱절로 살 수있다) 도로가 수입원이 되는 지구에 살고 있다 잘못이 없는데 글러먹은 문명이 있다 지구에만 있는 코로나19 도로가 없는 경로를 따라 고향길 자동차 보다 빨리 달린다 추석이 뭔지도 모르면서 마스크를 요구하고 비대면을 촉발한다 자기는 내지도 않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납하게 한다 도로와 코로나의 상관관계 추석에 제대로 이르게 했다 달이 둥글게 뜨고 단풍 위에 햇볕도 농후하게 들러붙는데 빛도 색도 없는 주제에 귀성객의 발목을 잡는다 추석이고 뭐고 꼼짝마! 암기를 겨눈다 그 촉수에 찔리면 엄마와 아부지가 불안하다 여친의 스마트폰에 커피가 엎질러진다 올 추석은 비접촉 송편을 먹..

포토샵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