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詩 이사

담우淡友DAMWOO 2018. 11. 21. 10:24

 

이사

 

                     조여랑

 

 

 

 

 

안녕
우리 삼남매가 맘껏 뛰며 달리지 못했던
단지만 좋고 집은 싫었던 18동 삼 층 207호야

그래도 햇살은 잘 들었는데

아저씨 햇살도 포장이사 해 주세요
하, 그 건 어렵겠는데요

이제 우리는 햇볕 1도 안 드는 1층으로 간다

아이들이 뛸 자유와 햇볕을 바꾼 것이다

애들아
햇볕은 밖에서 쬐고 키는 집에서 크자꾸나.

 

 

아이들이 뛰면 아래 층 사람이 올라올까 봐

뒤꿈치 들고 걷게 해야만 했던 2층 아파트

그나마 눈부신 햇살 가득 들어와 온기를 채우던 곳

새로 이사하면서

햇볕 하나도 안드는 곳으로 가면서

햇살도 갖고 가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애잔하다.

그 햇살과 아이들이 맘껏 뛸 수 있는 1층의 아파트와 바꾼 것이다.

엄마 아빠의 소원대로 아이들이 햇볕 안드는 곳에서도 쑥쑥 자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