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쑥향

담우淡友DAMWOO 2020. 3. 15. 17:03

성큼성큼 봄은 오고 있지만

바람은 아직 차갑고

거리엔 열아홉 살 코로나가

어느 사람을 숙주로 삼을까 적막한 눈초리가 서늘하다 

그 팔팔한 침묵을 뜷고

도시 변두리 산 아래로 가서

쑥을 캐온 애들 엄마

 

코로나가 연일 이름 올린

일간 신문지를 펴 놓고 다듬는다

코로나 보다 더 젊고 파릇파릇한 쑥이

막 씻고 나온 애들의 얼굴 같이

어떤 바이러스도 단번에 밀어내는 

싱그런 미소를 던진다

 

코로나의 으름장에 몇 주째 방에 처박혀

날씨처럼 흐린 마음에

삶의 향기를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