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설이 다가오네

담우淡友DAMWOO 2024. 1. 30. 08:00

나에겐 구정(舊正)이 없네

 

부모 형제자매 다 모여서 떡국 다례지내고

삶이 어쩌구 내일이 저쩌구

어쩌다 만두속 김치가 입밖으로 나오지만

모른 척 산적 하나 집어가는 설날이 있네

 

모사(茅沙)그릇 술을 부어 마시는 정월 초하루

단군기원(檀君紀元) 4357년 설날이 있네

 

해마나 새롭게 돌아오는 달(月)의 첫 맥박에

둥글어지는 대보름에 시름을 부럼깨고

횃불 지펴 그를 맞이하면

방패연에 실어 보내는 액땜이 밤새 밝은

그 정월

오곡밥 부른 행복이 아무리 옛스러워도

어찌 낡고 오래된 정월의 풍경이랴

 

서려기원 (西歷紀元) 신정(新正)이 뭐라하든 구정(舊正)은 내게 없네

윷놀이 삼세판에 설거지가 즐거운 설날이 있을 뿐

 

고향으로 달려가는 설날이 다가오네.

 

고향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