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가을 안녕~ 적시는 가을비

담우淡友DAMWOO 2024. 11. 26. 10:08

단풍 물들일 만큼 들였고

땅 위에 낙엽 글 적을 만큼 적었고

이제

계절 뒤안길로 돌아갈 채비로

갈게 가라 가거라   

자기를 빗물 묻혀 쓰고 있는 가을

 

아직껏 남아 있는 낙엽을 읽을 때면

봄 여름이 어디쯤 갔을까

흐드러지던 꽃과

염천의 땡볕과

벌거벗은 무더위가 칼춤을 추던 기억

그 콘서트에 폭우도 참석했지

 

가을이 낙엽무늬 쉬폰 원피스 모드로 왔을 때

가로수 런 웨이 굽이마다 발목 붉게 발맘발맘

귀 옆에 꽂은 코스모스마저 살사리 살사리했는데

 

이제 그 빨간 입술도 안녕을 쓰고 있다

높은 산에 흰 눈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

 

아쉬운 건 단풍이 아니라

일상의 책갈피에 낙엽 메일 한 잎 

끌밋하게 넣어 둘 걸 잊었기 때문이다 

 

우산 쓰고 나가 볼 기억이 밖에 있는 날

바람이 비를 지운다.

 

 

오래 전 가을 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