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文)

입춘立春 추위

담우淡友DAMWOO 2025. 2. 5. 09:12

봄이 오려는데

좀 더 있다가 오라고

나 할 일이 남았다며

두툼한 겨울이 행짜를 부리나

 

          *

 

봄이 오면 너는 

샤라라~ 미소가 얇아지겠지만

나 겨울은 얼음장 양심을 녹이기엔

시간이 너무 짧아

두꺼운 고백을 다 마치지도 못했어

 

세상은 나로부터 자꾸 반대의 검은 패딩을 껴입지만

내게 보온(保溫)은 어울리지 않아

살아온 내 과거에 긴 스키장이 있었고

눈싸움도 지랄같이 이긴적도 있어

날카로운 고드름 성질을 포기하지 않아

끝끝내 소신을 깨뜨리지 않을 거야

 

        *

 

봄이 쉬폰 원피스 셔링 옷깃 갈아입는데

독감 들지 않으려면 참아 견뎌

눈 펑펑 이실직고할테니

조급한 마음에 커튼을 치라며

겨울은 큰 소리치고 있나

 

봄의 가슴에 얼굴 묻고 흐느끼지 않으려고.

 

 

 

봄은 누구의 가슴에 먼저 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