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반 성인 그림교실·취미반/재능기부반
복숭아 戀情
담우淡友DAMWOO
2025. 7. 1. 07:46
네가 높다란 곳에 있을 때였네
발그레한 물빛 미소를 짓는다는 소식
낮은 곳에서 내가 귀 한 짝을 들어 올릴 때
뜨거운 바람이 너의 향기 한 봉투
번지내 투입으로 배달되었네
받아든 나는 콧날로 봉투를 열고
네가 나 없이 발그레 웃는 걸
떨리는 각막에 옮겨 적었네
다음 장으로 넘어갈 무렵
7월의 태양은 거침없이 타올랐고
이미 내게 와 있던 샤인머스캣 알알이
달콤한 내 성질을 돋우고 있었네
이제 난 너를 내 안에 넣으려고
봉투 속에서 나온 시크한 낱말들을
목 아래서 가슴골까지 고랑을 내어 글발을 심네
단단한 너의 내면이 내 곁가리에서 잎 틀 때까지
나는 읽기를 미루네
너의 문장이 촉촉하게 침샘 흐를 때까지
한 권이 되도록 아기자기 묶네
앞뒤 표지에 분홍과 상아 빛 내력이 곱게
아삭아삭 빛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