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이 어원 낱말이긴 하지만 소리내지 않는 문장이 더 많은 낙엽 다채의 글자색이 내용 보다 먼저 읽히는데 지면을 페이지로 삼는 무리들 중에 단연 군계다 흰 학들이 긴 다리로 걸어와 말을 걸면 부스럭부터 운을 떼긴 하지만 날개는 없고 손이 있는 여러 마리들이 겅중겅중 낱자를 지어 배열하면 이루어진 색깔의 문장을 스스로 읽는다 나무에 매달려 나무를 대변할 때 한창 푸르렀다 나무를 계절에 맞춰 알리는 글이 대부분이었고 햇볕으로부터 받는 나무의 성장을 알렸다 가끔 순환과 반복을 혼동하는 바람이 속독을 했지만 속속들이 소리내어 읽는 비 덕분에 윤나는 글이 되었다 어느 곳에 매달려 살든 간에 삶은 견디는 것이지 살랑거리는 나뭇잎이 아니라고 서술했다 무릇 걸어가 발로 읽기가 습관이지만 손으로 꼼꼼이 짚어 정독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