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가을은 가버렸지만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있다 색깔 고운 나뭇잎을 다 읽지 못한 가을 하나 있다 편지 쓰기를 마친 겨울 나무 앞에서 그토록 많은 편지를 쓰고 있던 (그림 속에서 그 편지를 읽는다)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있다. 가을은 못 다한 말이 있을 것이다 내가 미처 못읽은 편지 수두룩 할 것이다 가을은 그림 속에서 못 다 전송한 편지를 펴 놓는다 나는 잊을 수 없는 가을 하나 찬찬히 읽는다 붉은 가을이 내 속에 물든다. 수채 풍경화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