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잊은 적이 없는 날을 잊는 날 한동안 살았던 세상에 살았던 적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이를 날마다 기억했으므로 오늘은 그런 날을 잊는 날 내가 살고 있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이를 다시는 살 수 없는 이 세상의 이 곳에 불러 오는 날 기억의 책장 어느 구석에 한 권의 이야기로 꽃혀 있는 이를 데려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잠시 읽게 하는 날 홍동백서 조율이시 저 세상 이 세상 사이에 촛불로 다리 비추고 만나서 이 따위 세상을 저 따위 세상에 대입하는 서로 자기의 세상을 한 페이지 낭독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