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추석 2

추석을 둥글게 건너온 달이 추분 절기 거너온 해가요 가을 아침 조금 늦게 와서 떠미는데도 서쪽 하늘에 미적대고 있네요 오른쪽 볼이 약간 꺼진 채로 창백하네요 송편을 많이 먹은 탓일까요 토사곽란을 겪었는지 자식들 못 볼 꼴을 본 탓인지 어쩌면 달도 미련이 있는걸까요 지구를 떠나지 못하고 빙빙 돌며 가려져 찌그러졌다가 둥글어졌다가 꼭 울엄마 사진 앞에서 울었다가 웃었다가 그리움 끊지 못하는 내 둥근 상판대기 같네요 다시 둥글어져 활짝 웃을 때 쳐다 보면 해가 아무리 행짜를 부린들 저 맑은 표정에 어찌 눈이 부셔 눈을 가리겠어요 초인종 버튼 누르듯이 엄마, 부르면 천청색 하늘이 열리며 오래 잊었던 얼굴이 둥글게 뜨는데요 저녁에 활활 타다가 후다닥 서산을 넘어가는 해보다 백배 낫네요 얼굴이 반쪽이 될 때까지 미..

글(文) 2021.09.24

2020 경자년 추석

2020 경자년 추석 코로나가 먼저 귀성길을 막았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뒤를 이었다 (내게 해당하는 그 액수면 아무 선물 상자나 곱절로 살 수있다) 도로가 수입원이 되는 지구에 살고 있다 잘못이 없는데 글러먹은 문명이 있다 지구에만 있는 코로나19 도로가 없는 경로를 따라 고향길 자동차 보다 빨리 달린다 추석이 뭔지도 모르면서 마스크를 요구하고 비대면을 촉발한다 자기는 내지도 않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수납하게 한다 도로와 코로나의 상관관계 추석에 제대로 이르게 했다 달이 둥글게 뜨고 단풍 위에 햇볕도 농후하게 들러붙는데 빛도 색도 없는 주제에 귀성객의 발목을 잡는다 추석이고 뭐고 꼼짝마! 암기를 겨눈다 그 촉수에 찔리면 엄마와 아부지가 불안하다 여친의 스마트폰에 커피가 엎질러진다 올 추석은 비접촉 송편을 먹..

포토샵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