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별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요 거기쯤 있을 거라는 것 어떻게 거기 있는지 왜 거기로 갔는지 까닭 모를리 없지만요 기억의 생존 기간은 내가 지구에 몸으로 살고 있는 동안이라는 것 그 동안에는 결코 잊지 못하리라는 것 그런데 나도 거기로 가면 우리 서로 낯선 사이라는 거죠 여기서처럼 몸과 얼굴로 아는 상태가 아니라는 거잖아요 몸과 몸이 아닌 상태로 서로 아는 곳이요 새로 알아가는 사이일지라도 어때요 만져지지 않을지라도 거기 동시에 있다는 것만으로. 글(文) 2021.03.20
어느 별에 정착하실 건가요 거리가 몇 킬로미터든 간에요 곁을 떠나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선 보이지 않을 거잖아요 만져지지도 않을 거고요 여긴 몸의 조직으로 사는 곳이죠 뼈와 살로 사는 곳이 아닌 거기요 보이지 않으면서 느껴지고 만져지지도 않으면서도 분명히 있는 걸 알 수 있는 어느 별에 정착하실 건가요 거리라든가 간격이라든가 가고 온다든가 그런 거 말고요 사랑하는 이를 오해한다든가 떠난다든가 뭐 그런 일상조차 없는 곳요 지구에선 들을 수 없는 대답이 들리는 어느 별이든가요 지구에선 보이지 않는 게 거기선 잘 보이는 어느 별이든가요. ㅡ 지구에서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글(文)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