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수채 정물화 22

국화에게

춥지, 햇살 한 겹 벗어 줄게 내 등에 앉았던 아침이야 침대 머리맡까지 와서 베개 밑으로 맨손 집어 넣었지 그녀의 체온 쯤 귓불 대지 않아도 아늠살 위로 눈꼽 굴리지 않아도 밤을 견딘 내가 네게 주지 못할 이유 또 주고 싶은 내 맘 안 쪽 한 옹큼 미적댈 만용 같은 거 없지 비록 거리의 시선 단풍 드는 현관 앞에 너를 세워 놓는 우리의 관계 서리 하얀 아침 풍경이지만 내 맘의 물기 반 넘게 주면서 신발장 앞에 들여 놓는 저녁까지 나시 탑 상의 눈부신 너를 잠시 잊을 거야 가끔 널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곧 정오가 따스할 것 같다.

수채 정물화 2021.11.13

장미 수채화

5월에 핀 장미가 6월이 가기 전에 자꾸 시들어서 꽃병에 옮겨 꽂은 장미조차 얼마 안가 시들 예정이어서 스케치북에 그려 두면 안 시들겠다 색깔도 변하지 않겠다 예정된 추측이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림 같은 것 시들지 않아서 진짜 꽃이 아닌 걸 모른척 한다 꽃이라서 시든다는 명제 아래 꽃=꽃이다 꽃은 다 시든다는 결론을 불러온다 다시 피기 위하여 지는 꽃.

수채 정물화 202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