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수채 풍경화 83

풍경 유감 風景 有感

충북 영동 황간면 월류봉(月留峰).......풍광이 수려하여 지나던 달 조차 오래 머문다. 깜찍한 심안(心眼)이다. 햇살 따가운 낮에 밖에 올수가 없어, 이름에서 풍기는 달밤의 미안(美眼)을 마음 속에 켠다. 달빛 대신 햇빛 수려한 풍경에 시선 가득 밀려온 광경이 좁은 망막 안에 솔잎 설 자리 없이 빼곡 들어찬다. 실경(實景)을 잊으면 정경(情景)이 된다. 실경을 품을 수 없으니 스케치북에다 정경을 담는다. 그래도 직성이 풀리지 않아 물감으로 채색을 한다. 다 품지 못한 실경의 한 폭을 정경으로 옮겨 그린다. 실경을 재현(再現) 밖에 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풍경화다. 실경은 마음에 정경으로 담고, 잊을 수가 없어서 그림으로 기록한다. 잊을만 하면 그림을 보고 잊었던 실경을 기억한다. 한밤에 달이 머물다..

수채 풍경화 2025.06.10

그림 같은 풍경 picturesque landscape

인터넷 이미지 사이트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찾다 보면, 눈에 뜨게 멋진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각 명승지, 전원풍경, 도시 전경을 검색해도 그림으로 재생하고 싶은 이미지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림으로 재현할만한 이미지는 열에 하나 꼽을 정도로 드믈다. 나들이나 여행 중에 찍은 사진들이 순간 순간 호기심과 충동에 이끌려 서슴없이 찍었을 때, 그림같은 시각을 놓친 채 셔터를 찰카찰칵 눌러대기 때문일까? 도저히 새로운 시각과 구도를 지닌 사진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목가적인 풍경을 원할 때 민속촌이나 시골 또는 전원 풍경 이미지에서 그나마 무난한 소재의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다른 방편으로 '야외 스케치 튜어(野外 作畵 旅行outdoor sketch tour)가 있을 텐데, 야외 활동이 제한..

수채 풍경화 2025.03.20

눈 이불 덮고 잠든 초가

설경 사진을 검색하다가  '전남 장성'의 한 시골 마을의 초가 풍경을 캡쳐했다. 아직 사람의 발자국이 찍히지 않은 집입로와 두터운 눈에 덮힌 초가 지붕 아래 인적 없는 벽과 출입문아 고즈넉해 보였다. 아침일까 한낮일까 새조차 날지 않은 갈색의 뒷산과 겨울 침옆이 우중충한 분위기가 깊은 적막을 두르고 있었다. 저 마을에 들어서면, 사람을 찾기 전에 그 고요한 분위기에 젖어들어 호젓한 감상에 빠져들 것 같다.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를 귀에 담으며, 어쩌면 두고온 그리움 하나 기억의 갈피에서 걸어나와 가슴 포슬포슬 눈이불 걷어낼 것 같기도.................내 머릿속에 영구 저장된 유년시절의 고향의 초가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다.

수채 풍경화 2025.02.19

눈 쌓인 풍경 雪景a snowy landscape

내 손으로 찍은 사진이 없어 인터넷 이미지 모음 속에서 복사한 황학산(黃鶴山) 설경을 수채화로 재 구성했다. 연필로 스케치를 할 때, 눈 쌓인 모양은 거의 붓으로 모양을 다듬었다. 채색하기 전에 마스킹 액으로 충분히 찍고 뿌리기를 했다. 우선 채색을 한 뒤 마스킹액을 벗겨내고  군청(ultramarine)에 보라( violet)를 섞은 색으로 명암을 넣어 눈의 뭉치를 마무리했다. 오른쪽 눈쌓인 언덕 비탈이 눈길처럼 보여서 표현 처리 미흡한 부분이다.

수채 풍경화 2025.01.30

가을 끝 페이지에서

단풍 물든 나무에 가을이 달려 있다. 나무가 일상의 잎을 벗어 던지면 가을도 한 해의 생활을 마치고 세월의 뒤안길로 가버리겠지. 흐르는 시냇가 수면 위에는 차가워진 바람이 물비늘 밀어가고, 높은 하늘도 우후후 추운 것일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떠 있던 흰구름도 덩달아 물속으로 내려앉았다.   내 마음 속에 자라는 나무에도 노르랑 붉으랑 달려 있는 늦가을 상념(想念)들이 바람에 시린 발목으로 가라앉는다. 공간에 떠돌던 감기 바이러스도 덩달아 코밑으로 스미어 든다. 삭풍이 펄렁펄렁 겨드랑이 아래를 들추면, 피부 아래 저장 되어 있는 늦여름 더위가 꼼지락거린다.  마음의 갈피가 한참 얇았던 그 더위와 시냇가의 철새들......물가의 모래밭에 여럿이 앉아  해바라기하는 물오리 떼 가슴에도 스산해진 가을이 ..

수채 풍경화 2024.11.22

옛 고향 집 My old home

왼쪽부터 측간-황색연초 건조실-사랑채-안채-나락 저장고(파란색)-디딜방앗간으로 구성된 고향집. 지금은 측간과 건조실이 대형 차고로 바뀌었고, 사랑채는 그대로인데 안채는 리모델링으로 외관과 내부가 완전히 달라졌다. 파란색 곡물저장고와 디딜방앗간이었던 건물도 사라지고 농작물 야외 저장 창고로 바뀌었다. 오른쪽은 텃발으로 아직 그대로다. 사랑채 앞 바깥마당에은 콤바인 가을걷이를 하기 전 탈곡기로 나락을 털던 황토바닥이었다. 마을 앞 개울로 향하는 논두렁길이 이어져 있다. 뒷산에는 수령이 수십 년 되는 밤나무 그리고 갈참나무 소나무 등으로 우거진 잡목 숲이 울창했다. 한여름이면 꾀꼬리가 옥구슬 노랫소리를 들려주었고, 까치집 까치는 텃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접동새의 밤이 깊으면, 구슬픈 그 울음소리에 잠을 깬..

수채 풍경화 2024.11.18

참 궁금한 집

이 집에 사는 사람은 분명 햇살을 많아 받는 사람일거야.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많이 받는 사람일거야. 나무와 꽃과 바위가 주고받고 있는 자연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일거야. 집의 지붕이 어떤 모양을 갖추고 있어야만 마음이 평안한 집이 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일거야. 마당에 깐 박석(불럭)이 얼마나 가지런하게 풍경을 받치고 있는지, 마당과 뜰의 초목들이 하늘을 얼만큼 끌어안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일거야.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하는 집을 지은 사람은 참 행복할 거야.~^^*

수채 풍경화 2024.07.28

임도(林道)가 있는 산길

김천 증산면 황점리 어느, 산길을 돌아가는 임도(林道). 길가에는 박석을 깔아 놓은 배수로가 나 있고, 왼쪽 산부리에는 산사태 방지용 콘크리트 벽이 둘러쳐져 있다. 침엽수와 울창한 활엽수가 아기자기 우거져 있는 무인산중(無人山中)조용한 기운이 느껴진다. wet on dry기법으로 touch by touch(?)...점묘법으로 다소 텃치가 거친 질감의 픙경화. 한편 서툰 아마츄어 솜씨지만, 전체적으로 갈색 톤의 주조색에서 느껴지는 평온한 분위기가 미숙함을 커버해 준다.

수채 풍경화 2024.06.29

퓨전 오두막

지인의 남동생이 직접 지었다는 원두막-다락방-오두막어떤 이름을 붙여도 잘 어울리는 집 하나.......중세의 칼이 걸려 있고,흰 틀 창문과 난간이 주황색 개량기와와 이국적이면서도 아담한 자태를 보여 주고 있다. 집 뒤의 장작더미와 나무 숲 산과 더불어오른쪽 붉은 불럭 길과 잘 어우러져 있어 가히픽쳐레스크(picturesque:그림 같은 실경)라 하겠다.

수채 풍경화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