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수채 풍경화 67

눈 덮은 겨울잠

보리밭 청보리는 눈이불을 덮고 잔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눈이불 아래서 보리의 꿈을 꾼다 눈이불 덮지 않은 보리 싹이 추워보일 떄 벝두렁에 다가서면 푸른 내 꿈이 으스스하던 어느 이른 봄 폭설에 뒤덮힌 산비탈은 꿈이불 덮은 꿈이 깊었다 푹푹 빠지는 발자국을 내며 오르면 내가 산이고 산이 나이던 때 어둑한 숲속이 깊은 꿈속 같았다 마치 영혼을 부르는듯한 산새 소리는 눈이불 아래 꿈같이 들리고 이따금 귀밑을 지나가는 찬바람은 영원의 손길처럼 시렸다 보리밭의 꿈과 산속의 꿈이 눈 아래서 소곤거릴 때 그대로 눈에 묻혀 영원으로 가고 싶었던 그 어느 이른 봄 잔설이 헤진 꿈결처럼 아른아른하던 눈 덮은 겨울잠 한 자락의 풍경이었다.

수채 풍경화 2022.02.14

직지사의 가을

김천 직지사에 가면 나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가을이 있다 가을바람이 국도를 넘어오는 추풍령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면 경부선 굴다리를 지나 황악산 아래 삼층 석탑을 도는 가을이 있다 대웅전 뜨락에 서면 견성한 나무들이 울긋불긋 읽는 경문 소리 나직이 사람을 조용하게 만드는 가을이 있다 정화된 마음을 안고 돌아나가는 사람들을 구태여 붙잡지 않는 가을이 있다.

수채 풍경화 2021.10.28

지난 가을

코로나19 와중에도 색깔 화려했던 지난 가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가 그리는 날 밖은 추웠고 가을은 모든 사물에서 사라졌다. 길가 구석에 남은 낙엽이 기억의 USB처럼 지면에 꽂혀 있었다. 그 걸 뽑아서 다시 머릿속 기억의 단자에 꽂는다. 가을 느낌의 파일을 사진의 이미지와 합성한다. 가을은 스케치북 모니터에 선명하게 재현 되고 있었다. 집앞의 지난 가을

수채 풍경화 2021.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