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인시(寅時:4시경). 뻐꾸기가 울고 있다. 4/2박자 노래가 아니다. 뻐뻑꾹 4/3박자 왈츠는 더더욱 아니다. 앞산 숲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아득히 먼 꿈길 같은데...6월 하순 이맘 때면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몰래 낳았던 뻐꾸기 알이 부화 되어 한껏 자라고 이미 둥지 밖으로 나왔을 것이다. 가끔 오목눈이 둥지 근처로 와서 지켜 보며 알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곤 했다면, 유전자(遺傳子)의 로드맵을 따라 당연한 상봉을 했을 텐데.....기쁨의 노래일까? 내 마음의 새벽에 노래가 들어 있지 않기 까닭일 수도 있다. 사람의 삶이란 가끔 노래가 켜지지 않는 낡은 컴퓨터 같을 때가 있다. 조용한 새벽에 음악 한 줄 없이 꿈길 같을 때 아련히 들려오는 뻐꾸기의 4/2박자 가락이 애닯게 귓전을 맴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