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느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리네구름 아래 사는 풀다운 풀을 적시네나무다운 나무를 적시네 꽃답지 않은 꽃은 축축하네이파리답지 않은 잎사귀는 번들거리네 비를 사모하는 바람이 부네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리게 불면비의 길답지 않아 빗줄기가 헝클어지네사랑이 삐뚤어져서 폭우가 되어땅 위에 사는 나무와 풀이그답지 못하게 흔들리네눕네 김수영 시인의 풀잎이 금방 일어나지 않네커다란 눈에 푸른 닭똥의 방울이 듣네언제나 과거를 미리 말하는 강수량 위에 여느 때처럼 비는 수직으로 내리네지평선 가로 위에 바람을 적시네 바람다운 바람을 뿌리네풀과 나무와 꽃이 연합종횡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