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休日 rest day). 이틀 또는 사흘 간의 연휴(連休)가 있는 날이면 조금 먼 밖으로 나간다. 작은 스케치북과 r검정 네임네임펜을 챙겨든다.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지고, 풀과 나뭇잎은 싱그러운 초록이다. 이따금씩 바람이 부드럽게 볼을 스치고, 새들 소리가 들린다. 순간처럼 지나가는 나비 한 마리, 꿀벌 한 마리가 꽃으로 시선을 이어 준다. 초목으로 우거진 산은 소리가 나지 않아도 싱싱하게 살아 있다. 능선을 따라 내면의 꿈틀거림(動勢 movement)을 자아낸다. 능선 자락 끝에 오도카니 서 있는 정자(亭子)가 있으면 산은 더욱 멋드러진 모습을 갖춘다. 산이 있어 정자가 있고, 정자가 있어 산이 의젓하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길에 한 줄 문장(文章)을 짓게 한다. 시어(詩語) 여나문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