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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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왔을까, 정말

발리 원피스 휴양지룩 나비자락 나풀거리며 폭염의 바닷가를 억지로, 어거지로, 막무가내로 열기 녹아내리는 아스콘 길거리로 끌어와 잠꼬대와 함께 뒤척이던 여름녀가 바이 바이 적도의 자기네 나라로 돌아간 것일까? 선텐 덜 익은 어깨의 요염한 곡선에 홀린 눈을 껌뻑이고만 있다가 감히 사과 빛 손길을 얹어보지도 못하고 쭈뼜거리던 가을남.......아직 프렌치코트 깃도 올리지 않은 채 느티나무 추색 물들지 않은 낙엽같은 낯색으로 그냥 ...무조건....일단 오고 보자했는지.........헐! 아침 기온이 뚝!!!!!!!!!!!!!!! 시원하다 못해 차갑다. 지난 7,8월의 여름에 관한 여름녀의 강짜는 어디서부터 발원한 것일까. 작년에 헤어진 가을남 때문이었을까.울긋불긋 화려한 차림과 밝고 선명한 낯빛으로 열정으로..

수채 정물화 2026.09.10

구독 중지 그후

십수 년 구독해 오던 신문(新聞 news paper)을 '그만 받아 읽을래요' 했다. 이상했다. 하루의 루틴에서 한 뼘의 시간이 사라진 것 같았다. 평소 새벽 3시 앞 뒤로 오늘 시작의 문을 연다. 음식물 쓰레기를 내다 놓으러 계단을 내려가면 출입문가에 던져져 있는 신문이 있다. 올라올 때 두툼한 무게의 신문을 들고, 오늘의 소식을 궁금해 하며 계단을 오른다. 전등 아래서 펼쳐 놓고 1면부터 32면까지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읽는다. 나라 안의 소식이 꼼꼼히 들어 있다. 바른 정치인과 그른 정치인들의 선행과 치부가 한 면에 혹은 다음 면에 고치거나 지울 수 없는 글자로 적혀 있다. 바른 정치인에 좋아요 마음 놓고, 그른 정치인에 노! 심경 찍고, 나라 밖 깡패 같은 수반들의 칠거지악 행태를 '쯧쯔! 헐!..

글(文) 2026.09.05

내가 할 수 있는 것

촉감 매끄럽고 촉촉한 비가 거칠고 사납게 휘몰아친다. 시냇물 졸졸졸 발라드 음률로 흐르던 물결이 무서운 기세로 요동치며 범람한다. 비가 주먹만한 우박이 되어 사정없이 떨어진다. 산넘어 부드럽게 불어오던 바람이 폭우와 뇌동(雷動)하여 닥치는대로 쓸어버린다. 작금에 종종 들이닥치는 날씨의 반란이다. 남자 여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걱정을 하고 직접 겪는....예전에 없던 기후위기(氣候偉器)의 목차들이다. 북극곰에게 책임이 있나? 남극의 펭귄에게 잘못이 있나? 희말라야 눈표범에게 물어 볼까? 알프스의 아이벡스에게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지.....백두산의 만년설 기록을 읽고 돌아온 내게 다가오는 질문이 단 한 줄이다. 내가 내게 물어 볼 목차가 있기나 하냐고....... 나는 어느 대국의 수반이 쏙 뺘져..

카테고리 없음 2026.09.01

여을비

여름 치마 끝단에 물방울 바람 다랑다랑가을 바지 허리춤에 백일홍 바람 배롱배롱여을비 夏秋雨Summer-autumn rain 꽃댕강나무 꼿 댕강댕강 따려나다산(多産)의 박주가리 유도분만 하려나왕고들빼기 톱니 잎에 구슬 달아 반짝이며느릅나무 잎에 달린 두줄제비나비 흰 애벌레의 배내옷 적시네여름 송 트롯 나팔 메꽃 잎에 빗소리 가을가을 먹구름 뒷산에서 갈숲 강변으로 내려와달맞이꽃 접어 보름달을 빚는 밤살사리꽃 잎새 아래 귀뚜리는 현악 연주 긴 야상곡 서두르는 성혼(成婚)의 달 말매미도 목소리 젖네 마름 잎 번지는 수면 위에 방울꽃 작디 작게폭염은 기억에 담고 폭우는 가슴에 쓰고여을비夏秋雨Summer-autumn rain 우리말 큰 사전에 가랑가랑 젖어 드네.

카테고리 없음 2026.08.30

가을 초입 時調 한 수

새벽 세 시의 애매미 삼천 년 세 번 곱한 시간을 준다해도 이 한 밤 내 노래 듣는 오직 한 마음 그 사람 기다리느라 서른 번 가을 찾네.詩作 note______________________내 잠의 루틴에는 새벽 3시가 들어있다. 늘 깨어 있는 집앞 공원의 불빛과 마주하면 시작의 하루가 환하다.삼경(三更) 구간에는 좀 시끄러운 말래미조차 잘 노래하지 않는 밤이다. 오늘 새벽 문득 공원 나무 숲애서 들려오는 애매매의 애절한(?) 노래 가락...무엇이 급해 이 밤중 짝을 찾고 있을까. 8월이 다 가기 전에 자신의 애성이 유전자를 물려 줄 거사를 치러야 하는 걸까? 툭하면 재채기를 유발하는 반유전자(反遺傳子)의 행위처럼 짧은 생존 시간을 억척스레 견디며 올바른 유전자를 유전하는 노력 중일까. 가끔 길바닥에 ..

카테고리 없음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