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전체 글 1426

내가 할 수 있는 것

촉감 매끄럽고 촉촉한 비가 거칠고 사납게 휘몰아친다. 시냇물 졸졸졸 발라드 음률로 흐르던 물결이 무서운 기세로 요동치며 범람한다. 비가 주먹만한 우박이 되어 사정없이 떨어진다. 산넘어 부드럽게 불어오던 바람이 폭우와 뇌동(雷動)하여 닥치는대로 쓸어버린다. 작금에 종종 들이닥치는 날씨의 반란이다. 남자 여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걱정을 하고 직접 겪는....예전에 없던 기후위기(氣候偉器)의 목차들이다. 북극곰에게 책임이 있나? 남극의 펭귄에게 잘못이 있나? 희말라야 눈표범에게 물어 볼까? 알프스의 아이벡스에게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지.....백두산의 만년설 기록을 읽고 돌아온 내게 다가오는 질문이 단 한 줄이다. 내가 내게 물어 볼 목차가 있기나 하냐고....... 나는 어느 대국의 수반이 쏙 뺘져..

여을비

여름 치마 끝단에 물방울 바람 다랑다랑가을 바지 허리춤에 백일홍 바람 배롱배롱여을비 夏秋雨Summer-autumn rain 꽃댕강나무 꼿 댕강댕강 따려나다산(多産)의 박주가리 유도분만 하려나왕고들빼기 톱니 잎에 구슬 달아 반짝이며느릅나무 잎에 달린 두줄제비나비 흰 애벌레의 배내옷 적시네여름 송 트롯 나팔 메꽃 잎에 빗소리 가을가을 먹구름 뒷산에서 갈숲 강변으로 내려와달맞이꽃 접어 보름달을 빚는 밤살사리꽃 잎새 아래 귀뚜리는 현악 연주 야상곡 서두르는 성혼(成婚)의 달 말매미도 목소리 젖네 마름 잎 번지는 수면 위에 방울꽃 작디 작게폭염은 기억에 담고 폭우는 가슴에 쓰고여을비夏秋雨Summer-autumn rain 우리말 큰 사전에 가랑가랑 젖어 드네.

카테고리 없음 2026.08.30

가을 초입 時調 한 수

새벽 세 시의 애매미 삼천 년 세 번 곱한 시간을 준다해도 이 한 밤 내 노래 듣는 오직 한 마음 그 사람 기다리느라 서른 번 가을 찾네.詩作 note______________________내 잠의 루틴에는 새벽 3시가 들어있다. 늘 깨어 있는 집앞 공원의 불빛과 마주하면 시작의 하루가 환하다.삼경(三更) 구간에는 좀 시끄러운 말래미조차 잘 노래하지 않는 밤이다. 오늘 새벽 문득 공원 나무 숲애서 들려오는 애매매의 애절한(?) 노래 가락...무엇이 급해 이 밤중 짝을 찾고 있을까. 8월이 다 가기 전에 자신의 애성이 유전자를 물려 줄 거사를 치러야 하는 걸까? 툭하면 재채기를 유발하는 반유전자(反遺傳子)의 행위처럼 짧은 생존 시간을 억척스레 견디며 올바른 유전자를 유전하는 노력 중일까. 가끔 길바닥에 ..

카테고리 없음 2026.08.28

천상천하 美貌主義

오디세이(Odyssey) 영화가 뭇 사람들의 입가에 버터 향 (butter 香 )을 바르고 있다. 오디세세우스라는 인물의 귀향 여행기(歸鄕 旅行記?)를 다룬 내용에 일리아스(Ilias)의 '트로이 전쟁'이란 얼개를 넣어 귀향길의 우여곡절을 서사(徐事)한 오디세이아( Odysseia)가 있다. 둘 다 그리스 문호 호메로스( Homer BC800-750년경)의 작품으로 알려진 고전이다. 그 오디세이아를 각색한 영화감독 놀란(Christopher Nolan(1970~ 미)의 영화 오디세이가 화제 상승일로다. 마치 이 영화를 보지 않으면 문화의 사슬에서 벗어난 사람처럼 생각이 들 정도로 유튜브 화면이 벽지 일색으로 화려분분하다. 일리아스 원작에는 트로이 전쟁의을 얼개로 전편에 속속들이 얽혀 있지만, 놀란..

카테고리 없음 2026.08.27

처서 그 후

서늘하게 똑 부러지는 그녀가 사흘 째 잠잠하네요누구나 다 아는 한 자리 수 디지털 키번 누르고 출근했어요오늘의 미술 시간 주제 '얽힘'을 적어 놓은 채 칠판 밖으로 사라졌네요에스프레소 커피에 입술 쪽 닿는 환청이 들려오고나는 낙엽의 충첩에 관하여 붓질을 하다가 파랑을 엎질렀어요화실과 거실 사이 얽혀 있는 일상을 메모 중에 AI 딸깍그건 그녀가 아침 열 때의 제시어였죠하나 둘 셀 수 있는 삶의 양을 헤다가 겨우 녹색을 묻혔는데 홀짝이는 아메리카노 큐빗 하나 시간을 넘어가요덜 헹군 속도가 있었어요그녀는 아주 긴 머리 흑갈색 샴푸 향 너울로 느티나무 아래저온으로 향하는 범용의 미소를 연산하고 있었어요 기후 때문이라는 핑계가 칠판 안으로 들어 오고땀 한 방울 나지 않은 그녀의 시원한 얼굴에 얽혀 있는 ..

글(文)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