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루틴 따라 삼경(三更) 끝자락을 열고 하루를 일으킨다. 잠의 여운을 몽유(夢遊)하듯 오늘의 건널목 입구에서 서성인다. 어제와 같은 생활의 패턴이지만, 내일도 같은 것이란 생각은 아직 들어 있지 않다. 오늘이 밝아오는 건널목 저편 신호등을 심안(心眼)으로 본다. 문득 창가에 다가선다. 어? 집앞 공원 건너 고층 아파트 옥상 위로 샛별이 빛나고 있다. 금성(金星)일까? 겨울철 얼음장 같은 동쪽 하늘에 비너스( Venus)의 눈동자처럼 빛나던 샛별을 떠올린다. 여름 내내 여명의 하늘에서 보지 못하던 별이었다. 구글 어스의 스카이 맵 별자리 앱을 열고 별을 향해 이름을 묻는다. 태양은 지면 아래 아직 새벽잠 중이고, 금성은 더 아래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나 만큼이나 일찍 오늘의 괘도에 올라선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