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책장 윗칸에서 두께 위에 먼지 쌓인 책을 꺼낸다시선의 랜덤에 끌려 검지에 걸린 한 권의 퇴색이 두틈하다어느 날 창가에서 덮힌 후 잊으면 다시 펼 구실이 당연했지만시간이 날씨를 따라 삶의 위기를 넘는 고비에서낱장의 새물내 풍기며 눈시울 가득 채운 논픽션 줄거리였다 기억나지 않는 페이지에 느티나뭇잎 서표처럼 끼어 있다내용이 어쨌든 거리의 무작위 가로수 아래서 곱은 내 손을 따라와 한 권의 기승전결을 요약한 채 갈피에 눌려 있었다 첫 낱말부터 사는 짓을 꼬집어 잔소리 꼼꼼한 문장을잎맥 도드라진 나뭇잎은 한 그루의 몸피를 담고 있다 조금 투실한 편이어서 야윈 나를 대입했던 낙엽녀(女) 한 잎어느 거리 가로수 아래서 여전히 지는 낙엽을 줍고 있을까한 쪽이 빨갛고 다른 쪽이 노랗게 고운 한 잎에검정 네임펜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