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曜班의 수력(水力):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그림교실 '설'은 있어 왔던 명분을 한 층 업 시킨다. 잠들지 않고 봄 여름 밖으로 나돌며 잠잠하다가 초가을 추석에 잠깐 세운다. 도토리 알밤 쫓아 구르다가 겨울 바람 따라 흰 눈 덮어 쓰고 지붕 위에 강설 쌓이듯 일어선다. 설날이 다가오면 어딘가에는 따뜻한 맘을 한 꾸러미 보내야 하고, 누구에겐가는 한 다발 눈꽃 같은 마음을 안겨야 한다. 그 명분을 '설'은 거부할 수 없는 의지로 내걸고 사람이니까 사람을 챙기라는 압력을 넣는다. 마음만 주면 손이 허전해 한과 한 상자, 곳감 한 꾸러미 심지어 건강기능 식약, 달걀 꾸러미에까지 압력을 넣는다. 물이 흐르듯 일상에서 특별한 날까지 마음 만큼 크고 푸른 명분을 가진 사람들에게 금빛 설빔을 안겨 줄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