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여름 초입. 여름이 끈나시 민소매 미니 원피스 캐쥬얼 차림으로 온다. 코로나가 스텔스 오미크론에 이어 델타 크론까지 장착하고 해변으로 가는 길목마다 버티고 있을 기세지만, 여름은 점점 가벼워지는 옷자락이 점점 짧아지는 걸 멈추지 않는다. 자외선의 손톱조차 두렵지 않은 맨살을 드러내며 눈부시게 오고 있다. 비가 적시는 건 갈증이지 여름의 민어깨가 아니다. 추억으로 저장한 구스다운자켓의 겨울이 그리워지는 여름의 성문 앞에서 칼이나 석궁이 아닌 그 겨울의 풍경 사진 한 폭을 그림처럼 채색해 방패로 삼는다. 방패에 부딪친 여름의 팔꿈치에 눈덮힌 설산이 타투로 찍힌다. 바야흐로 지금은 이미지 대결의 시대, 여름의 해변 풍경 앞에 겨울의 설산 풍경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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