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의 입김이 차다. 볼에 입맞춤을 하는데 놀라서 얼른 떨어진다. 어루만지는 귓불조차 시려서 옷깃을 올린다. 거리의 길바닥에 구르는 낙엽마저 옹송그린다. 그림 그리는 화실 안을 비치는 아침 햇살이 아직 찬데 김이 무럭무럭 나는 붕어빵 한 봉지를 들고 들어온 이가 반갑다. 여러 명이 두 개씩 받아서 입동 입맞춤에 얼었던 입이 구수하게 녹여 준다. 즐거운 웃음이 번진다. 한 개를 붕어의 머리부터 입술 안으로 밀어 넣는다. 붕어는 거부하지 않는다. 파닥이지도 않으면서 따뜻하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고 했다. 빵이 된 붕어가 붕어일리는 없다. 하지만 호랑이가 가죽을 남기듯 붕어빵은 이름을 남긴다. 꼬리까지 모두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에도 그 이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맛있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