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 한가운데서 솔바람이 숲을 읽고 있다 신록의 초록에 겨워 소리 내어 읽는다 새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작은 들꽃까지 세밀하게 낭송한다 듣고 있는 사람은 듣고 있다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가지를 벋는다 혈관 따라 물관을 내고 금세 한 키로 자란다 내려앉아 풀잎이 되는 사람 있다 나비가 알아보는 꽃을 피운다 바람이 먼저 읽는다 솔바람의 낭송을 듣는 사람은 숲에서 한 그루의 나무다 풀밭에서 한 송이의 꽃이다. 글(文) 202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