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긴 비 맞은 강아지풀 길가의 화단에 녹색 카펫 깐 잔디 이슬이 된 빗방울 시스루 언더붑 입었다 비가 신경을 썼다 햇살이 거들었다 비가 미안했을 것이다 긴 잔소리 퍼붓다가 하늘의 이성(理性)을 옳게 전달 못해 장마의 마법에 홀렸다 여름이면 비키니 수영복만 못 입혔다 마법 풀린 아침 젖은 모든 것들에게 햇살 담은 구슬 옷 입혔다 꺾어지고 부서지고 휩쓸린 어둠을 벗기고 모두들 빛나게 손썼다 이름 낮은 풀들이 더욱 찬란하다. -처음으로 '재난구호협회'에 '호우피해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약소한 성금을 보냈다. 올 장마와 폭우는 정말 심각했다.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이상 기후로 고통을 받고 있는 수재민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맘 편하자고 낸 성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