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반다이크 브라운(vandyke brown)색 에스프레소 한 잔의 커피가 책상 위에 놓인다.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앵거스 플래쳐 著)의 두터운 향기와 노트북의 화면 사이에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이 출렁인다. 급하게 압축해서 내린 커피가 급하지 않게 문학이 필요한 아침을 적신다. 커피는 한 권의 책과 문학의 향수, 그리고 책갈피 사이에서 그 느낌을 추출해 낸다. 목젖을 어루만지며 가슴 저 안으로 내려가 다시 뇌 속으로 치솟아오르는 '맑고 상쾌한' 감각을 깨운다. 자판을 누르는 손가락 끝에 깔끔한 애정을 전송하고, 화면에 찍히는 문장 속으로 햇빛 낱말을 비춘다. 길어져 가는 글 이랑 위에 부리나케 지인으로부터 다가왔던 한 통의 하얀 텀블러와 그 안에 담긴 에스프레소 이야기를 파종한다. 겨울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