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얼굴을 대고 그들만의 언어로 속삭이고 있었다. 그들의 언어를 읽을 수는 있어도 대꾸할 수는 없었다. 들려오는 게 아니라 볼 수만 있는 언어는 늘 그렇게 문장 따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음파처럼 진동해와 내 각막을 두드리는 꽃의 언어는 색깔을 입고 더욱 선명하게 내 망막으로 투영 되었다. 그 언어를 캔버스에 받아 적었다. 의미를 모를지라도 색글자로 수록 된 꽃의 언어는 복사를 해서 붙여넣기를 해도 아름다운 속성이 변하지 않았다. 꽃 아래 과일들이 덩달아 속닥이고 있었다. 그림이 있는 캔버스에 유채 안료를 덧그리고 덧칠해서 완성한 유화(油畵) 작품. 소국 무리 정면은 다소 선명하게 그리고 좌우 부분과 상층부의 뒤로 넘어가는 부분은 흐릿하게 철하여 원근감을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