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와 국화는 생화(生花)가 아니다. 사과도 생과(生果)가 아니다. 어떻게 소묘를 할까. 보고 느끼는 대로 그리다 보면 조화와 조과 질감이 묻어나긴 하지만, 명암과 질감에 신경을 쓴다. 흰 장미와 흰 국화의 색조는 순전히 중간 명도(밝은 부분에서 그늘지는 쪽으로 넘어가는 명도 단계)의 섬세한 연필 터치 처리에 달려 있다. 가까운 꽃과 뒤쪽 꽃과의 거리(공간감)를 나타내기 위해 색조의 짙고 옅음에도 집중해서 작업한다. 맨 앞에 있는 사과가 가장 짙게 묘사 되어 있다. 그다음 장미-국화 순으로 거리를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