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신록 한가운데서

담우淡友DAMWOO 2021. 4. 27. 08:28

솔바람이 숲을 읽고 있다

신록의 초록에 겨워 소리 내어 읽는다

새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작은 들꽃까지 세밀하게 낭송한다

 

듣고 있는 사람은

듣고 있다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가지를 벋는다

혈관 따라 물관을 내고

금세 한 키로 자란다

 

내려앉아 풀잎이 되는 사람 있다

나비가 알아보는 꽃을 피운다

바람이 먼저 읽는다

 

솔바람의 낭송을 듣는 사람은

숲에서 한 그루의 나무다

 

풀밭에서 한 송이의 꽃이다.

숲에선 바눗방울도 나뭇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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