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이 숲을 읽고 있다
신록의 초록에 겨워 소리 내어 읽는다
새 소리를 배경으로 깔고
작은 들꽃까지 세밀하게 낭송한다
듣고 있는 사람은
듣고 있다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
우두커니 서 있다가 가지를 벋는다
혈관 따라 물관을 내고
금세 한 키로 자란다
내려앉아 풀잎이 되는 사람 있다
나비가 알아보는 꽃을 피운다
바람이 먼저 읽는다
솔바람의 낭송을 듣는 사람은
숲에서 한 그루의 나무다
풀밭에서 한 송이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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