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갓길에
가랑비 쏟아지는 낙엽 메일
대량으로 쌓인다
스팸일까
몇 장 거미 줄에 걸려
느낌이 븕은지 떨면서 거미도 읽는 가을 메일
표정이 청량한 쑥부쟁이도 수두룩 읽는다
갈대 꽃 스것스것 바람의 메일에 고개 젓고
하늘 파랑 물결 읽던 물오리 떼 상류로 오르면
핑크 뮬리 밭으로 간 바람의 전달 내용
가을이 채색화를 완성하는 중
하늘에 흰 답글 몇 장 띄워 놓고
들에는 꼼꼼히 가로닫은 곤포사일리지
갈빛으로 꼬리 댓글 물들인 강아지풀 풀
가을 메일이 다채롭다
발길에 채이는 나뭇잎 잎
가을은 누구든 비번 없이 읽는
진채 메일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