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면 서는 사람들이 내 안에 있다 그들이 있는 장소는 나 뿐이어서 내가 꽃을 보고 서 있으면 오래 서 있다 무게가 없어서 내 안에 떠 있다 내 안이 참 좁아서 좌뇌 벽에 부딪치고 우뇌 벽에 튕겨지고 가슴 쪽에 있는 사람들은 좌심실 벽에 혹은 우심실 창가에 부피 없는 어깨가 부딪칠 때 그들을 듣지 못하는 점막의 소리 스륵스륵 혈류의 여울 졸졸졸 자갈밭 맨발 소리가 무거워진다 밖의 유일한 장소인 사진 앞에 켠 촛불에서 나도 켜 놓은 눈에서 내 기억 안에 그들이 짜 놓은 촛농빛 방울들이 무게를 갖는다 아래로만 방향을 갖는다 내가 앉으면 따라 앉는다 누우면 양말도 벗지 않고 눕는다 그들이 살만한 곳은 나 뿐이어서 내 그리움이 살찔 때마다 그들은 가벼워진다 무게는 대략 오십일 킬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