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적도 근처 어느 무더운 숲이지. 갯내 나는 입으로 봄의 남풍을 후후 심술 건장하고 살갗 까무잡잡한 사내가 꽃으로 힐끗 불면 단전 하얀 그녀가 화려한 꽃무늬의 봄으로 스륵 태어나지. 민소매 쉬폰 꽃 원피스 샤르랑거리며 남지나 바다 위로 파도 거품 타고 맨발로 오지. 제주해협 서풍이 부는 쪽으로 해안에 당도한 그녀가 사근사근 걸음으로 나주평야 건너서 무등산을 넘으면, 추풍령 아래 소쿠리 지형 구석에 사는 나는 귀가 밝지. 아무리 가붓한 그녀의 몸이라도 기다리는 내 마음 보다 1그램도 안 무겁지. 서릿발 선 앞뜰과 성에 지도가 세계적인 창가에 사는 나는 그녀가 왜 오는지 전국적으로 온도를 살피지. 그녀의 체온이 빙점 언저리 빙빙 돌지라도 기다리는 거리는 서울 부산 사이 어느 휴게소에도 있지. 멈추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