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이미 기다리고 있어

담우淡友DAMWOO 2022. 12. 27. 08:00

아마 적도 근처 어느 무더운 숲이지. 갯내 나는 입으로 봄의 남풍을 후후 심술 건장하고 살갗 까무잡잡한 사내가  꽃으로 힐끗 불면 단전 하얀 그녀가 화려한 꽃무늬의 봄으로 스륵 태어나지. 민소매 쉬폰 꽃 원피스 샤르랑거리며 남지나 바다 위로 파도 거품 타고 맨발로 오지. 제주해협 서풍이 부는 쪽으로 해안에 당도한 그녀가 사근사근 걸음으로 나주평야 건너서 무등산을 넘으면, 추풍령 아래 소쿠리 지형 구석에 사는 나는 귀가 밝지. 아무리 가붓한 그녀의 몸이라도 기다리는 내 마음 보다 1그램도 안 무겁지. 서릿발 선 앞뜰과 성에 지도가 세계적인 창가에 사는 나는 그녀가 왜 오는지 전국적으로 온도를 살피지. 그녀의 체온이 빙점 언저리 빙빙 돌지라도 기다리는 거리는 서울 부산 사이 어느 휴게소에도 있지. 멈추지 않고 달리는 전기자동차 지피에스 화면에 줌인 줌인 줌인 하는 원피스의 꽃잎 하단. 깔맞춤한 새침떼기가 아흐흐흐하지. 어떻게 이 신뢰를 포기하겠어. 그녀가 손발톱에 뭔 색 물감을 칠했는지 아는데. 변한 적이 없는 게 찐한 팩트지.

 

봄이 먼저 맨발 디딜 것 같은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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