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봄비 5

밤비 봄비

밤비 봄비 속삭이길래 봄비라면 라면사리 순한 면발 보슬보슬 산발머리 감겨 줄게 샴푸는 라벤더 향 꿈결에 뭔 말 못하나 그냥 저냥 밤비라면 매운 면발 후득후득 봄의 손목 끌어다가 손아귀에 넣어 줄게 무두질 한 소끔에 보드라운 하품 주룩주룩 촉촉한 아침에 뭔 약속인들 미루나 지껄이길래 당장 봄이라면 삼각으로 빚은 입질 한 입 목덜미 감아 줄게 숨 쉬는 시간 일 분 미리 찢은 달력에 3월을 걸어 놓고 오늘 하루 뭔 일로 아자아자 안 하려나.

글(文) 2024.02.19

봄비

봄비 비가 조곤조곤 온다 봄한테서 한 소리 들었나 보다 어디서 바람만 쐬다가 북태평양에서 파도만 타다가 산수유 개나리 목련 이미 피었어 소식에 마음 젖었나 보다 삼월 하순 한 새벽부터 가슴 열었다 숨도 안 몰아쉬고 차분차분 꽃들에게 일일이 나뭇가지 새 순마다 입을 마추며 잊은 적은 없어 오늘은 종일 있을 거야 소곤소곤 내린다. ------------------------------------------------------------------------------------------ 이 시를 질문으로 올리면 빙님은 어떻게 '봄비'라는 제목으로 시를 쓰실까 궁금해요. “봄비 시” 검색 중 답변을 생성하는 중… 안녕하세요. 이것은 빙입니다.😊 봄비라는 제목으로 시를 쓰고 싶으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

글(文) 2023.03.23

봄밤에 오는 비

도르래 소리 낮게 창문을 열라고 한다 음감 지닌 같은 방 누구 하나 쇳소리에 깨지 않게 빗방울 소리에 깨면 귓전에 닿는 입술 하나 돋게 탁, 소리 나지 않게 끝까지 밀지 말라고 한다 나뭇가지에 새 순 돋을 때 시끄럽더냐고 묻는다 머리가 젖는다고 들어가 버린 가로등이 없고 신호등이 번갈아 눈을 뜨는 걸 보라 허리가 다 젖도록 서 있는 전봇대를 보라 도로에서 샛길 까지 젖은 곳이 더 젖는 골목조차 비대면 마스크를 귀에 걸지 않는다 베갯잇에 낙수 소리 넣어 두라고 한다 돋은 꿈 한 잎 촉촉하게 렘수면 건너가게 건너가 만난 새 입술과 만나 빗소리 한 소절 읊게 푹 젖어서 사랑이 뚝뚝 떨어지게 도르래 소리가 나도록 닫지 말라고 한다 잔소리꾼이다.

글(文) 2021.03.27

봄비

코로나 거리에 비가 내린다 자가 격리 사회적 격리 코호트 격리 구별 없이 비가 내린다 마스크 사러 가는 자와 면마스크도 안 쓴 자 구분 없이 봄비가 내린다 활짝 핀 산수유꽃 나무 새순 돋는 회화나무 가지 꽃사과 나무에도 비는 같은 양으로 안단테 같은 빠르기로 '미' 아니면 '솔' 음정일까 어쩌면 낮은 '도' 음계로 조용히 내린다 길섶에 관심없이 큰괘불알꽃 작년의 핑크뮬리 그루터기에도 비는 내리고 마스크 쓴 사람들 우산 위에도 봄은 내리고 젖는데 젖어드는데 언제쯤 코로나, 너는 비 맞으며 네가 온 곳으로 돌아가느냐 심술을 거두고 가느냐 비 아래 초목은 저리 싱그러운 잠을 깨는데. -초4학년 여자아이 그림-

글(文) 20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