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책 한 권을 갖는다는 메모리를, 집 한 채를 갖는 용량의 USB 메모리와 동량으로 여길 수 있을까. 실제로 가져 보면 별 시답잖은 생각으로 치부하지 않을 것 같다. 집 한 채를 짓는 로드 맵(road map)과 책 한 권을 쓰고 편집하고 출간할 때까지의 마인드 맵(mind map) 이 엇비슷한 나뭇가지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땅 위에 집을 짓는다면, 종이 위에 책을 짓는다. 집을 짓는 공사 기간 만만치 않게 글을 쓰고 출간하기까지의 편집 기간이 서로 다르겠지만, 각기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게 심혈을 기울일 테니까 말이다. 집 한 채를 완공하고 햇살 가득히 들어오는 거실 창가에 앉아 하늘을 보면 무척이나 맑고 푸를 것이다. 완간한 책 한 권을 들고 오후의 햇살이 비껴드는 창가에서 펼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