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겹 두 겹 옷을 벗길 때마다
쇠골 뿐만 아니라 늑골까지 드러나는 내 몸
늘씬하지 않아 신박하지 않아
열린 창밖의 하늘에서 별을 복사해 붙여넣어도
달빛을 끌어와 끼얹어도
곁에 뉘고 싶은 딴 몸 하나 꿈꾸는 근육이 자라지 않아
아침 해가 수은주 한 칸 더 밀어 올려도
한 겹 옷을 껴입을 때마다
오늘은 낮에도 겉옷 한 겹쯤 벗기려나 보다
해안이 먼 내륙에서 사는 일상에
땀으로나 흠뻑 끼얹는 소확행 숨은 파일
업그레이드만 클릭 클릭하는 소프트웨어 대국
내 나라의 열대야 대책은 옷을 벗는 회수에 따라
마음의 이상 근육을 달래는 비책
언더웨어 한 겹 없이 상승 기온 벗어나는
수채화 플라워 프린트 브이 넥 롱 원피스 단 벌이면 어떠리
불쑥 자란 낮꿈 가리는 느티나무 끈 나시 그늘 한 자락이면 어떠리
만 원짜리 시급 한 장으로 후덥지근한 거리의 골목에서
소나기 한 사발 꿈발 말아 후르륵 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