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ol's day. 4월의 바보들이 기지개를 켠다. 그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취에 같이 일어난 고양이가 진저리를 친다. 댕댕이마저 늘어진 귀를 흔들며 외면을 한다.~ㅋㅋ. "엄마! 아빠가 사랑한대." "누나! 아빠가 시집 보낸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시폰 꽃무늬 원피스 자락 같은 웃음이 들릴락말락 거실을 건너 욕실로 들어가 버린다. 아침부터 바보같은 농어(弄語)가 꽃샘추위를 녹인다.
'탄핵정국이 끝났다!' 정말? 팩트야? 골수 바보나 알아들을 말일까?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믿고 싶은 '바보스러움 goofy '이 되레 귀엽다. cute! 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다. 너무나 바보같은 계절이 길어지고 있어 벚꽃이 만발하는데도 믿기지 않는다. 마땅히 속아주고 싶은 민심이 4월 이전의 시샘달을 지나 물오름달에서 핏줄 같은 물관(水管)이 막혔다. 민초의 줄기가 시들시들 잎새달 초입에서도 새잎 날동말동 잎샘추위의 엄습이 수런수런 들린다.
민초는 영재(英才)보다 둔재(鈍才)가 더 많을까? 그 중에 나도 끼워 넣고 이 바보들의 날에 정말 바보가 되고 싶다. 진짜 봄이 왔다고 거짓말하는 헛똑똑이 허언(虛言)을 귀 안으로 깊숙이 넣어 두고 싶다. 귓속의 달팽이가 놀라서 초록 채소를 먹고도 싸는 붉은 똥을 세반고리에 걸어놓고 녹색으로 회복될 때까지 귀를 기울이며 기다릴 각오를 한다.
거짓말에 잘 속는 민심 속에는 언제나 급히 오는 푸른달(5月)이 있다. 신록을 물들어가는 산야를 어서 보고 싶은 것이다. 4월이 잔인하다는 어구(語句 )는 이미 색바랜 문장이다. 지난 3월이 이미 잔혹했고, 바보같은 4월이 억지로 피는 꽃을 앞으로 떠밀며 다가온다. 달팽이관으로 초록색 말을 듣고 신록의 녹색 똥을 쌀 수 있을까. 꿀벌처럼 꽃에서 꿀을 얻은 대신 꽃가루 날라서 가을을 예약할 수 있을까. 바보들은 언제나 바보같은 삶의 루틴이 있다. 세상의 거짓을 분별없이 귀를 대는 바보스러움이 착해서 진짜 바보처럼 보인다. 바보들이 즐기는 날을 정하고 천연덕스러운 만우(萬愚)를 즐긴다. 푸른 잎새가 돋을 때까지 속는 줄도 모르고 웃는다.
"야, 너 선생님이 오래!" 까까머리 중딩일 때 짖꿎은 급우 녀석이 진지한 얼굴로 전달하는 바람에, 교무실로 이름난 호랑이 담임선생님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빙그레 웃는 호랑이의 찢어진 눈매가 하도 부드러워 의아해했던 그 4월 첫날의 바보가 자라서 어른이 된 뒤에도 여전히 '바보스러운 계절' 속에서 진짜 같은 거짓말에 잘도 속는다.
결코 잔인하지 않은 4월을 잔혹하게 견뎌온 사람들이 너무나 바보같은 위정자들 주둥이 아래서 그래도 활짝 피는 꽃들처럼 귀옆(耳葉)을 편다. 계절과 날씨에 속는 한이 있어도 바보같이 꽃잎 새 잎 피워내는 잡초와 나무다. 오늘은 어느 거짓말에 속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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