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근법(遠近法 perspective)은 소실점이 생겨야 완성된다. 가깝고 먼 공간의 완성 끝에 소실점이 있다. 평면의 그림(繪畵picture)에서 멀고 가까운 거리와 공간감을 형성하며 화면의 역동성을 갖추어 준다. 사람의 삶에도 원근(遠近)이 있다. 평행(平行) 달리다가 어는 한 점에서 보람과 기쁨 또는 완성을 얻는다. 고난과 역경의 끝에도, 무도한 죄행(罪行)의 끝에도 배니슁 포인트가 있다
다른 말로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있다. 정가(政街)에서 이재명씨의 사필귀정은 탄핵정국의 소실점일 것이다. 내게 있어 사필귀정은 계절 순환의 귀정(歸正)이다. 동지섣달부터 순리로 오던 봄이 매년 오던 길을 잃었다. 산수유 개나리 목련을 피우면서도 진짜 봄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계엄과 탄핵 정국의 숱한 낭설에 마음이 오슬오슬 찬바람이 휘도는 귓전이 시렸다. 고운 여신(女神) 봄은 왔으나 그 젖무덤을 만질 수가 없었다. 바보들의 날(The fool's day)을 지나 또 잔인할 수 있었던 4월의 나흘쨋 날에 비로소 봄이 도착의 방명록에 서명 날인을 했다.
법치와 민주주의 그리고 일반 상식의 확인이다. 결론이다.
문서에 적시된 봄의 정착에도 꽃샘의 냉기가 여전하다. 잎샘추위까지 끌고 갈 기세다. 오는 봄을 적대시하고 완력으로 막았음에도 그런 적이 없다며 차디찬 광풍으로 봄을 차단했던 비상식을 유지했다. 계절의 순리를 역행했다. 삶의 원근법을 벗어났다. 소실점이 안 보이는 길을 끝까지 평행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소실점에 다다르던 날 봄의 치맛자락에 귀를 묻고 꽃무늬로 날염 되는 봄을 들었다. 억지와 완력이 아닌 나약하면서도 미소와 품위를 잃지 않은 봄여신의 자태를 보았다. '계절은 상식이구나!' '봄은 필연이구나!' 탄핵 찬반의 평행선에도 원근법에 따라 소실점에 이르는구나!............억지와 거짓으로 계절의 순리를 비틀었던 꽃샘 잎샘 모두 섭리(攝理)대로 사필귀정하는구나! 구나 구나구나구나.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역행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탄식과 악담이 느닷없는 저온현상 같다. 그들도 억지와 거짓에 마음이 익숙하기 때문일까? 아닐것이다. 한민족 특유의 정서(情緖)에 우러나는 측은지심 때문일 것이다. 한 때 내 나라의 대통령이었으니 그 직함만으로도 마음 짠하지 않은가 하는 것일게다. 이제 찬반 평행의 갈래에서 다다른 소실점 위에서 상식과 바른 것이 어떤 것인지 다정한 봄의 미소 아래 진달래와 철쭉꽃 피는 시간을 함께 사려서 누려야 한다. 더 이상 오는 봄을 막는 교만과 교언(巧言)이 회자되지 않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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