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의 영울호걸들이 나라의 정체(政體)를 이어갈 출사표를 발원하고 있다. '말의 칼'을 휘두르며 신념의 눈빛을 번득인다. 자신이 구국의 인물임을 어필하기 위해 적토마를 채찍질한다. 은빛 갑옷을 걸치고 때로는 긴 삼지창을 꼬나든다. 금빛 찬란한 투구를 쓰고 메두사의 형상이 새겨진 방패로 제몸을 가린다. 나라(國)의 가슴이 안 보이는 대지에 서서 좌우고면하는 백성들 중에 왜소한 몸체로 끼어 있는 나는 나라의 손가락이라도 잡고 싶다. 그 손을 내밀어 잠깐 잡아주게 할 수 있는 영웅을 상상한다. 달리는 말에서 내려와 황금 투구를 벗고, 은빛 철갑을 철걱거리며 손이 아닌 얼굴을 낮추고 따스한 미소를 던지는 호걸을 만나고 싶다. 유일하게 내가 지닌 '투표의 권력'으로 말의 칼이나 번득이는 사이비 영웅을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