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자러 간 사이 수은주가 앙탈을 부린다. 옷장에 넣어 두었던 패딩을 꺼내 입으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밤 사이 온순하게 동침하지 않을 거란다. 세탁해서 개어 넣었던 차렵이불마저 꺼내와 덧 덮으란다. 상현달이 밤의 강을 건너며 '푸른달'의 눈빛을 스쳐가도, 별들이 긴 밤의 시간 반짝여도 수은주 그녀는 행짜를 거두지 않는다. 그녀는 사람(?)을 개의치 않는다. 사람 됨됨이가 사람 다워야 사람으로 보는 것 같다. 사람이 계절의 변화를 순순히 인식해야만 5월의 온도를 맞출 의향이다.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이 온도계를 쥐락펴락 후욱 후욱 붉은 막대를 휘두른다. 그들에게 수은주의 높낮이 권리를 맡기고 싶지 않다. 온도에 민감해서 근접한 입김에도 전신이 성감대라 순식간에 감정이 더워진다. 고등어 썩는 입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