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주말에는 소풍을 간다 바구니에 어제 구운 과자와 머핀을 담고 오전에 만 김밥과 깍뚜기 크기로 자른 수박을 함께 넣고 끓인 물 담은 보온병과 스틱 믹스 커피 몇 개 챙기고 빠뜨리지 않은 우산과 태블릿 피시 차에다 싣고 나서면 잠시 비 그친 먹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에 더워진 차 안 차창을 열고 달리다 보면 후득 후득 떨어지는 빗방울 이런 날은 호랑이가 장가를 간다던데 그러면 여자 호랑이가 시집을 갈거라는데 허튼소리 웃으며 도심을 벗어나 공원 숲에 다다르면 마스크 쓴 사람들 속에 안 쓴 사람들 섞인 공원길 걸어 외딴 정자에 들고 온 바구니를 내려 놓는다 먹어야 할 항목과 인증 샷할 장면과 돌아보아야 할 풍경 미풍이 다가와서 대면 인사를 하고 비대면 매미와 새들과 곤충의 소리 혹은 근접 인사 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