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비오는 날의 피크닉

담우淡友DAMWOO 2020. 7. 26. 16:44

 오는 주말에는 소풍을 간다

 

바구니에 어제 구운 과자와 머핀을 담고

오전에  김밥과 깍뚜기 크기로 자른 수박을 함께 넣고

끓인  담은 보온병과 스틱 믹스 커피   챙기고

 

빠뜨리지 않은 우산과 태블릿 피시 차에다 싣고 나서면

잠시  그친 먹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에 더워진  

차창을 열고 달리다 보면 후득 후득 떨어지는 빗방울

이런 날은 호랑이가 장가를 간다던데

그러면 여자 호랑이가 시집을 갈거라는데

허튼소리 웃으며 도심을 벗어나 공원 숲에 다다르면

 

마스크  사람들 속에   사람들 섞인 공원길 걸어

외딴 정자에 들고  바구니를 내려 놓는다

먹어야  항목과 인증 샷할 장면과 돌아보아야  풍경

미풍이 다가와서 대면 인사를 하고

비대면 매미와 새들과 곤충의 소리 혹은 근접 인사

등과 바짓가랑이에 접촉하던 비가 그치면

 

 차에 몸을 싣고 오면서 아이가 마음으로 하는 말을 

 태블릿 피시 화면에 받아적으면 열댓  동시가  작품을 펴고

 같이 들여다보며 퇴고를 하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미풍이 다시 왔다가고

 관심 없을  같은 부전나비도 들여다 보고 가고

 들파리조차 그냥 가질 않아

 

 장마철 주말에는 비의 수다가 절정이라 

 소나기로 떠들어댈 때마다 입에 무는 게거품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이런 날의 소풍은 너나 없이 이러하다

 개인 날과 다름없이 그러하다

 언제 다시 와도 이러 그러  것이다

 

눌러댄 셔텨  만큼 추억은 무슨 소리를 해도 쌓인다.

 

경북 김천 직지사 평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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