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가 있는 사랑의 입구 따뜻한 애벌레가 사과의 표면에 있다 같은 향기가 있는 건너 편으로 속을 갉아 먹고 바로 갈 것인가 굶은 채 껍질 위로 돌아서 오래 갈 것인가 한 번 들어가서 한 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다시 들어가서 두 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몇 번이고 들어가서 몇 번이고 나올 수 없을 때와 수도 없이 들어가서 수도 없이 나오거나 수 백 번 나오지 않을 수 있어 두 번 들어가서 한 번 나올 때 미련이 달다 열 번 들어가서 열 번 나오지 못할 때 꽃길 닿는다 꽃길에서 단 한 번 샛길을 본다 머뭇거리면 초록 풀섶 에움길이다 돌아나가는 길목이 보일 때 실안개 너머 산길이 아슴하다 한 발짝 나오면 강 위로 걷는 바람과 햇살 넘실넘실 들어갈까 나갈까 돌아갈까 머무를까 사과의 애벌레 아예 나올 수가 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