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직지천 4

아침의 해례본

강변으로 물 보러 가다가 칠월의 금계국에 말을 거는 바람을 본다 무슨 말을 했기에 꽃잎 저리 반색하며 온몸 흔들까 줄기에 앉았다가 날아가는 참새는 참말을 한 게 분명한데 흔들리는 꽃의 뒷말이 초록으로 들려온다 또 올거죠? 명사와 동사로 이루어진 그들의 문장은 아직 반포하지 않은 토속어 보는 내가 읽기는 하지만 판본체로 쓸 만한 창제 전의 상형문자 묻는 형상이 대부분이다 밤새도록 별빛 적은 수면이나 그 걸 읽은 가로수가 내게 펴 보이는 목판체 문자나 각막에 판서하듯 찔러 오는 햇살의 낱말까지 아침의 강변은 한글 이전에 있던 문자의 해례본이다 슬쩍 보기만해도 환한 뜻 전해 오는 제 2의 한글이다.

글(文) 2021.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