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집들의 숲에는밤에 비가 시작되면 그가 몰래 창 너머 젖어들면잎사귀 잠잠한 집들이 깨어나투둑 투두둑평소 말 없던 지붕에서 거는 말귀 닫은 반나절 긴 문이 여는 입나비잠 뒤척이던 사람마저 쫑긋가뭄에 메말랐던 민감 촉감 깨어나 오월의 신록을 머금은 아침봄 이른 꽃들이 마친 서술 아래푸른 낱말 촘촘히 적고 있는 집들의 숲을 건너온몸으로 봄의 여왕 환영하는 산섬섬옥수에 자지러진 나무들이 녹색으로 질리고한 집의 나무에서 눈 뜬 나는물관에 닿은 혈관으로 수유(授乳)를 시작부푼 오월의 가슴에 숨이 막혀 나는 침엽이 되고 싶은 활엽입니다한 그루의 신념으로 뿌리내린 행복이시간 지긋한 그저 그러함수다를 이어온 비가 낮에도 도랑또랑하면다 젖지 못한 말투가 유연해진다지구에 사는 평범한 나무로써 비의 말을 듬뿍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