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아난 흰색 화분에 붙은 뿌리파리 한 마리 슥, 인지 끝으로 누른다 점 하나로 문대지는 순간의 비명 한 음 으스러지는 뼈 마디 꺅, 들리지 않는다 향기 짙은 꽃에 아무 짓도 않한 너, 왜 개연성을 두리번거린다 다족이 북실북실 오바로크 못 친 겨울 옷 솔기 같은 그리마 한 마리 한 번에 탁, 꽃 장식 그림 화려한 메모장 그 투꺼운 표지가 스나이퍼 총기다 오늘의 치명상이 적혀 있다 돈벌레의 별칭이 별볼일없이 정오를 건넌다 좌변기에 앉은 시간은 오래 상아색 타일 벽에 머문다 시각 한 칸 물지도 않고 날아와 앉은 털파리 한 마리에게 쏴르르 내려가는 하수 소리 앞에 짝, 손바닥 소리를 쏜다 하수구 어느 주변에서 소꿉놀이 했든 안 했든 뭐, 왜 내가 나를 미안해질 때가 있었는지 더듬는다 어슴프레 거저리 보다 단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