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담우미술학원

글에서 그림이 태어나면 이야기가 되고 그림에서 글이 나오면 문장이 된다

글은 그림을 품고 그림은 글을 안고

글(文)

사월에서 오월까지

담우淡友DAMWOO 2020. 5. 19. 10:46



기억해야할 다짐들이 두텁다

배운대로 힘이 된 함성이 아침 햇살 붉은 산을 오르고
한꺼번에 바다를 읽은 교과서 밖의 오류에 관해 정답을 밑줄 치지 못한 한숨과
살균하고 찍은 눈도장에 실핏줄 금이가던 월말

이월한 근심이 이자로 불어 현금 창구가 자꾸 웃음 맴도는 노동 인출기 앞
불혹에도 살 떨리는 그리움에 눈물로 묘비를 읽는 학습의 불충분이

도려낸 살점처럼 흰 철제 울타리를 넘어 말을 거는 장미의 안녕 
사람 앞에서 종종 걸음 이어가다 결국 길가 나무로 날아가는 참새
아이들이 와야 늦은 봄이라도 진짜 봄이라는 빈 운동장에

높이를 갖지 못한 다짐들이 쌓여 있다
첨성단 돌멩이만큼 반듯하게 기억의 두께 단단하려면
머릿속의 대용량 메모리 늘려야겠다
등줄기 모든 디스크에 클러스터 수백 겹 더 끼워 넣어야겠다

기억은 부팅할 때마다 골강을 두드리는 비프음 울린다

우리가 너였을 때
네가 우리였을 때
차마 외면할 수 없었던 소나무의 독야청청
대나무의 괜찮은님 귀는 당나귀 귀
만수산 드렁칡으로 얽히던 동병과 상련의 꽃 숭어리와 견과의 계절, 순환의 봄, 아!

사월에서 오월이 다시 와도 기억해야할 다짐들이 두텁다.

인터넷 이미지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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