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는 시선마저 미워
목에서 나온 소리조차 당신의 귓가에서 그랬다면
당신이 좋아했던 시선이었겠네요
귓전에 닿던 초가을 밤의 접동새 노래였겠네요
살갗이 닿으면 몸서리가 나
드러난 어깨의 벌판에 강아지풀만 무성해서 그랬다면
당신이 그토록 만지고 싶어했던 큰 부들의 이삭였겠네요
매일 어루만지고 목물조차 끼얹고 싶었던 등이였겠네요
당신에게서 시작된 미움
‘때문에’ 보다 ‘그래서’였겠네요
아무도 씻어 줄 수 없는 생애의 얼룩
당신만이 표백제를 넣지 않고 할 수 있는 손빨래겠네요
측은한 맘 비누칠로 매끈매끈 할 수있다면요.
*늘솔의 어록.